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■이영하의 詩心 世界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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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조회 219
  • 2026.10.15 13:24
 
내 인생에 봄이 오면
 
하늘시인 이영하
 
내 인생에 봄이 오면
나는 먼저 신발 끈을 고쳐 매리라.
오래 걸어온 발에는
길의 먼지와 말하지 못한 피로가 남아 있다.
 
지나온 겨울을 없었던 일로 만들 수는 없으리라.
다만 얼어붙은 땅 밑에서
뿌리가 견딘 시간을 잊지 않으리라.
 
젊은 날 나는 하늘을 향해 속도를 높였고
먼 나라의 문 앞에서 낯선 이름들을 배웠다.
이제는 조금 천천히
곁에 선 사람의 걸음을 살피고
내가 앞서 지나온 자리에서
누군가 발을 헛디디지는 않았는지 돌아보리라.
 
봄은 새로 시작하는 계절이지만
모든 것을 처음으로 돌리지는 않는다.
상처 난 가지에도 지난해의 흔적은 남아 있다.
 
내 인생에 봄이 오면
더 많은 것을 이루겠다고 서두르기보다
한 사람의 말을 끝까지 듣고
작은 약속 하나를 지키리라.
저녁이 오면 오늘 내가 지나온 자리를 돌아보며
누군가의 하루에
불필요한 추위를 보태지는 않았는지 살피리라.
 
 
 
〈시작 노트〉
 
 
◉주제 및 배경
 
인생 후반의 봄을 새로운 성취의 계절로만 바라보지 않고,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며 더 성숙한 삶을 선택하는 시기로 그렸다. 군인과 외교관으로 살아온 경험을 배경으로, 이제는 속도보다 배려와 책임을 앞세우려는 마음을 담았다.
 
 
 
◉시적 구성
 
신발 끈을 고쳐 매는 장면에서 출발해 겨울의 흔적, 젊은 날의 도전, 지금 필요한 삶의 속도로 이어진다. 마지막에는 하루의 끝에서 자신이 남긴 흔적을 돌아보는 태도로 마무리한다.
 
 
 
◉시적 감수성
 
봄을 무조건적인 희망이나 화려한 부활로 묘사하지 않았다. 겨울의 흔적을 간직한 채 다시 걷는 모습에 초점을 맞춰, 나이 듦과 새로운 출발이 함께할 수 있음을 표현했다.
 
 
 
◉비유 및 표현 기법
 
‘신발 끈’, ‘얼어붙은 땅’, ‘뿌리’, ‘상처 난 가지’를 통해 지나온 경험이 새로운 계절 속에서도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을 드러냈다. 봄의 의미를 성취보다 배려와 성찰에 두었다.
 
 
 
◉시적 메시지
 
인생의 봄은 나이가 젊어지는 일이 아니라, 살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더 나은 사람이 되려는 선택에서 시작된다. 내가 지나온 자리에서 다른 사람이 안전하게 걸을 수 있도록 하는 일도 삶의 중요한 성취다.
 
 
 
◉시인의 메모
 
봄은 저절로 오는 계절이지만, 내 인생의 봄은 어떤 태도로 하루를 살아가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. 오늘의 작은 행동이 내일의 계절을 만든다.
 
 
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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